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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은 대한민국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바꾸어 놓았나?

    2014년 9월 카카오톡 검열 사태로 사이버 망명 러쉬가 이어졌다.


카톡 대신할 새로운 망명지는 러시아 출신의 개발자에 의해 만들어진 텔레그램 (telegram)이라는 메신저였다. 갑작스러운 텔레그램 다운로드 수 증가에 따라 텔레그램은 한국어 버젼을 출시하기에 이른다.


당시 언론은 마치 당장 카카오가 망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매주 텔레그램의 폭발적인 이용자 수 증가 추이를 기사화하며 당장 카카오가 망할 것 같은 뉘앙스의 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당시에도 텔레그램 가입자수와 이용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카카오톡의 이용자 수가 줄어드는 추이는 분명히 없었다. 

결국 언론이 만들어 내고 싶은, 언론이 보여 주고 싶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일부 자료만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한 분기 정도 지난 지금, 과연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 대한 민국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얼마나 변하였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텔레그램은 '반짝' 일어났던 헤프닝이었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2014년 9월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텔레그램 이용자 수는 11월을 기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한다.

눈여겨 볼 만한 점은 연말연시 인사를 위해서 메신저 전송량이 폭발하는 시점인 12월에도 이용자 수가 더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반면 언론에서 곧 망할것처럼 이야기하던 카카오톡은 동기간에 오히려 순 이용자 수가 늘어나고 있었다.


그렇다면 카카오톡 검열 사태 이후 텔레그램 망명 사태가 벌어졌지만 어떻게 카카오톡은 더더욱 공고해지고 있는 것일까?


객관적인 증거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추정을 해 본다면, 우리 나라에서 프라이버시 이슈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심각한 이슈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난 잘못한게 없으니 검열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순수한 믿음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카카오톡 메시지가 SMS를 대체한 상황에서 내 연락처에 있는 사람 중 텔레그램을 설치한 사람이 카카오톡 만큼 많지 않다면 메신저로서 활용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카카오의 대응도 빠르고 대담했다. 

처음에는 미숙한 대응으로 오히려 원성을 샀지만, 결국에는 영장이 와도 응하지 않겠다는 강한 입장을 내보이면서 이용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럼 텔레그램은 이제 한국에서 없어질 것인가?

순 이용자 수 기준으로 텔레그램의 성장율은 11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용자들의 평균 체류 시간이다.



분명 절대적인 시간을 카카오톡과 비교하면 새발의 피 수준인 것은 맞다. (카카오톡의 2014년 기준 인당 평균 체류 시간은 1,014분이다). 하지만 눈에 띄는 것은 평균 체류 시간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11월에 줄어 들었던 체류 시간이 12월에 증가한 것은 시즌 이슈, 즉 메신저를 많이 사용하는 연말연시라는 이슈가 있었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데이터만 봤을 때에는 사용자 수는 폭발적으로 늘지 않았지만, 백 만 여명의 사람들은 텔레그램에 어느 정도 정착을 했다고 해석을 해 볼 수도 있겠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짧은 기간의 트렌드를 보고 먼 미래를 예측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언론에서 떠들어 댄 것처럼 카카오가 망하고 텔레그램이 그 자리를 대체할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