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광고 업계의 대표적 창의 네트워크인 DDB Worldwide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보도는 아시아 마케팅 전문 매체 Marketing Interactive에 따르면, Omnicom Group(옴니콤)이 Interpublic Group(IPG)을 약 135억 달러 규모로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DDB의 브랜드 존속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Marketing Interactive는 내부 관계자와 업계 소식을 인용해 “옴니콤은 이번 합병 이후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를 BBDO Worldwide, McCann, TBWA Worldwide 세 축으로 단순화하려는 계획을 논의 중이며, 이 과정에서 DDB 브랜드가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는 단순한 조직 재편을 넘어, 세계 광고사에 큰 족적을 남긴 ‘DDB’라는 이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DDB는 1949년 미국 뉴욕에서 Bill Bernbach, James Doyle, Maxwell Dane이 설립한 이후, 광고의 창의적 혁신을 상징해온 대행사다. 폭스바겐의 전설적인 ‘Think Small’ 캠페인과 같은 사례로 광고 역사에 남았고, ‘크리에이티브가 세상을 바꾼다’는 철학으로 오랫동안 옴니콤의 핵심 브랜드로 자리해 왔다. 그러나 Marketing Interactive는 “이번 합병으로 옴니콤 산하 네트워크 간 중복된 기능과 브랜드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DDB의 독립적 정체성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옴니콤은 이번 합병을 통해 크리에이티브, 데이터, 미디어, 기술을 통합한 플랫폼형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Marketing Interactive는 “이 같은 효율화 전략이 결국 오랜 역사와 브랜드 자산을 지닌 DDB의 희생 위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옴니콤 측이 최근 1억 2,700만 달러 규모의 인원 감축 및 퇴직 비용을 보고한 점을 들어, “단순한 조직 정비가 아닌 전면적인 네트워크 구조조정의 신호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보도에 따르면, DDB는 최근 몇 년간 옴니콤 내부에서 점진적인 통합을 겪어왔다. 캐나다에서는 이미 ‘Omnicom Advertising Group’ 산하로 편입되었고, 뉴욕 본사 역시 Adam & Eve DDB와의 합병을 통해 독립적 정체성을 일부 상실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여전히 Coles, Volkswagen, DoorDash, McDonald’s, Google 등 주요 클라이언트를 보유하고 있으나, 호주 시장에서는 McDonald’s와 Westpac 등 대형 계정을 잇따라 잃으며 불안정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Marketing Interactive는 옴니콤 내부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았으나, DDB를 BBDO 또는 McCann 체계 내로 흡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옴니콤 대변인은 “현재 모든 옵션을 신중히 검토 중이며, 클라이언트와 임직원을 위한 최선의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브랜드 폐지설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DDB가 단순한 광고 대행사를 넘어 ‘창의력의 상징’이자 현대 광고의 철학적 기반을 세운 브랜드라는 점에서 이번 사안의 파급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Marketing Interactive는 한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DDB의 퇴장은 단지 하나의 네트워크가 사라지는 문제가 아니라, 광고 산업이 창의보다는 효율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DDB의 운명은 옴니콤과 IPG의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는 2025년 4분기 이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Marketing Interactive는 “옴니콤 내부에서는 이미 직원들에게 합병 관련 내부 논의를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졌으며, 향후 브랜드 재편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75년 역사를 지닌 DDB의 이름이 이 거대한 합병의 결과로 사라질지, 혹은 새로운 형태로 부활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번 보도는 글로벌 광고 시장이 효율 중심의 새로운 질서로 재편되는 전환점이 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