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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브랜드는 죽지 않는다”…NextM 2025 현장, AI와 마케팅의 미래를 말하다

지난 9월 22일 런던 아우터넷(Outernet)에서 열린 WPP의 NextM 2025는 향후 1,000일간 마케팅과 미디어 산업이 맞이할 변화를 조망하는 자리였다. 특히 인공지능(AI)이 브랜드 전략과 창의적 실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이어졌다.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발언은 “지루한 브랜드는 죽지 않지만, 일관성 없는 브랜드는 죽는다”는 메시지였다. 에센스미디어컴(EssenceMediacom) UK의 제임스 파넘(James Parnum) 기획 총괄은 “AI가 속도의 시대를 이끌고 있지만, 지나친 변화는 오히려 브랜드를 약화시킨다”며 장기적 관점에서의 일관성, 도달 범위, 주목도, 메시지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익숙함을 브랜드의 “초능력”이라고 표현하며, 단기적 혁신과 진정한 브랜드 구축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AI에 대한 불안감도 다뤄졌다. 로봇이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연사들은 AI를 보완재이자 촉진제로 바라보았다. WPP의 다니엘 헐름(Daniel Hulme) 최고 AI 책임자는 “2030년이면 교수 수준의 지능을 가진 AI를 주머니 속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AI는 ‘박사 수준’, 향후 2~3년 안에는 ‘박사 후 연구원(Postdoc)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브랜드가 AI를 단순 효율화 도구가 아니라 전략적 사고 파트너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인드쉐어(Mindshare) UK의 소피 하딩(Sophie Harding) 혁신 총괄은 “AI는 과장이 아닌 실제 도움의 단계로 넘어왔다”며, 앞으로는 ‘에이전트 커머스(Agented Commerce)’가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 대신 AI가 상품 조사부터 구매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구조로, 결제사들이 이미 이 영역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들의 인지적 부담(cognitive load)을 줄여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AI가 창의적 가능성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도 공유됐다. T&P의 슐라 싱클레어(Shula Sinclair)는 스니커즈(Snickers) 캠페인에서 AI 조제 무리뉴 캐릭터를 활용해 소비자들이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한 사례를 소개하며, “유머와 놀이가 AI의 강력한 잠재력”이라고 평가했다.

 

WPP 글로벌 인재 혁신 디렉터 로라 위어(Laura Weir) 박사는 “AI는 우리를 70%까지는 데려다주지만, 나머지는 전문가의 지식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는 특정 전문성과 창의성, 그리고 통합적 사고를 동시에 갖춘 ‘M자형 인재’가 주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NextM 2025는 단순히 기술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가 아니라, AI 시대의 마케팅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통찰을 제시했다. 요지는 분명하다. 속도와 변화의 시대일수록, 브랜드는 일관성과 차별화를 지켜야 살아남는다. AI는 그 과정에서 브랜드와 소비자를 잇는 새로운 매개체이자 동반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