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옴니컴(Omnicom)의 인터퍼블릭 그룹(IPG) 인수에 대해 추가 정보를 요청하며 본격적인 반독점 심사에 들어갔다고 Ad Age가 보도했다. 이는 130억 달러(약 17조 원) 규모의 인수합병(M&A)이 광고업계 경쟁 환경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FTC의 주요 조사 쟁점
FTC는 이번 인수가 미디어 바잉 시장의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주요 논점은 다음과 같다:
- 옴니컴과 IPG의 결합이 광고주들의 대행사 선택권을 제한할 가능성
- 인수합병 후 옴니컴-IPG의 가격 결정력이 커져 광고비가 상승할 우려
- 미디어 다양성이 감소하면서 소규모 광고주들의 시장 접근이 어려워질 가능성
옴니컴과 IPG는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합병 후 예상 매출 증가 폭을 제한적으로 예측하는 등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이번 인수가 2025년 하반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며, 추가 정보 요청은 통상적인 규제 심사 절차의 일부라고 밝혔다. 그러나 Ad Age에 따르면 FTC의 추가 정보 요청을 받은 거래의 75%는 철회되거나 조건이 변경된 사례가 많아, 이번 인수도 강도 높은 심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광고업계에 미치는 영향
이번 인수가 승인될 경우, 현재 4대 광고 대행사 그룹(퍼블리시스, WPP, 옴니컴, IPG) 체제가 3개 그룹으로 재편되며, 옴니컴-IPG가 퍼블리시스 그룹과 WPP를 넘어 세계 최대 광고 대행사 그룹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는 대형 광고 대행사들의 미디어 바잉 시장 지배력이 더욱 커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FTC의 이번 조사로 인해 인수 완료까지 몇 달간의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최악의 경우 법적 분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 대형 광고 대행사 그룹들의 시장 장악력이 높아지면, 퍼블리셔(언론사)와 중소 광고주들이 더욱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 규제 당국은 이번 거래가 특정 대형 광고 대행사가 독점적인 미디어 계약을 체결해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향후 전망 및 규제 당국의 입장
옴니컴과 IPG가 규제 장벽을 극복하고 인수를 성사시킬 경우, 두 회사의 데이터 자산 및 AI 기술이 결합되면서 광고 업계의 새로운 표준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경우 독립 광고 대행사나 소규모 광고주들은 더욱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 놓이게 된다.
FTC는 광고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대형 광고 대행사 그룹들이 광고주들에게 제공하는 ‘묶음 상품’이 광고주들의 미디어 투자 통제권을 제한하는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FTC는 시장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구조적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인수는 FTC가 광고 산업 내 대형 M&A를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에 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AI와 자동화 기술이 미디어 바잉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상황에서, FTC가 이번 거래를 승인, 수정 또는 차단할지에 따라 향후 광고 대행사들의 인수합병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