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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쿠팡이 지배하는 구독경제, 2025년 소비자는 어떻게 돈을 쓰는가

오픈서베이 ‘구독서비스 트렌드 리포트 2025’ 분석

구독서비스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우리는 이미 음악, 영상, 쇼핑, 음식, 심지어 인공지능까지 구독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오픈서베이가 발간한 <구독서비스 트렌드 리포트 2025>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 10명 중 7명은 예산을 따로 정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구독을 시작하며, 평균적으로 2.5개의 유료 구독 카테고리를 동시에 이용 중이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넷플릭스와 쿠팡 와우 멤버십이 있다.

 

구독의 일상화: OTT와 쇼핑, 그리고 AI까지

이번 조사는 전국 20~59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그 중 900명을 추려 OTT, 쇼핑, 외식배달 멤버십에 대한 세부 구독 행태를 추가 조사했다. 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동영상 스트리밍/OTT(69.1%)와 쇼핑 멤버십(65.7%)을 가장 많이 구독하고 있으며, 외식 배달(43.3%), 파일 저장/클라우드(20.5%), 콘텐츠 멤버십(16.6%), 생성형 AI(14.3%) 등의 구독률도 눈에 띄었다.

특히 20~30대는 새로운 영역에도 지갑을 열고 있다. 이들은 챗GPT 같은 생성형 AI, 클라우드 스토리지, 온라인 교육 서비스까지 구독하며 소비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직장인은 전반적으로 다양한 카테고리를 구독하고 있었으며, 전업주부는 외식 배달 멤버십 비중이 높아 가족 식사와 관련된 실용적인 소비 성향이 두드러졌다.

구독 1위는 ‘넷플릭스’, 쇼핑은 ‘쿠팡 와우’의 독주

서비스별 구독률을 보면, OTT의 대표주자 넷플릭스는 78.3%의 압도적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쇼핑 멤버십은 쿠팡 와우(74.6%)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53.9%), 외식 배달 역시 쿠팡이츠(72.3%)가 강세를 보이며, 쿠팡 생태계의 존재감이 전방위적으로 확인됐다.

생성형 AI 분야에서는 챗GPT가 83.3%의 유료 구독 점유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으며, 구글의 ‘제미나이’나 퍼플렉시티는 아직 초기 단계임을 보여줬다. 클라우드 분야에서는 네이버 MYBOX+, 애플 iCloud+ 등이 주로 이용되며, 이 영역은 장기적인 파일 관리 수요에 기반한 연간 결제 선호(29.4%)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브랜드 로열티도 압도적, “다음에도 이 서비스 구독할 것”

향후에도 계속 유지하고 싶은 서비스로는 넷플릭스와 쿠팡 와우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40대, 쿠팡 와우는 40~50대의 선호가 높아 중장년층의 구독 충성도를 보여준다. 반면, 유튜브 프리미엄은 20~30대에서 유지 의향이 높았다. 이는 각 세대가 선호하는 콘텐츠 유형과 소비 패턴의 차이를 반영한다.

또한, 쇼핑 멤버십의 재가입률도 높은 편이다. ‘이용 빈도가 늘어나거나 혜택 규모가 커졌을 때 다시 가입한다’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해, 쇼핑 서비스는 일상 변화에 따라 구독 여부가 유동적으로 바뀌는 경향을 보였다.

“예산보다 필요”가 우선, 지출 통제는 뒷전

흥미로운 사실은, 전체 응답자의 67.2%가 구독 예산을 사전에 정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구독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특히 이 집단의 78%는 2개 이상의 카테고리를 구독 중이다. 반면 예산을 설정한 응답자는 구독 카테고리 수가 1개로 제한되는 경향을 보였다.

월 평균 구독료 지출은 남성(33,400원)이 여성(29,000원)보다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30~40대에서 지출이 가장 높았다. 이는 해당 연령층이 소비력과 콘텐츠 수요 모두에서 중심 소비층임을 시사한다.

결제 방식은 월결제가 대세, AI는 아직 탐색 단계

결제 방식으로는 대부분의 카테고리에서 ‘월별 결제’ 선호도가 70%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외식 배달 멤버십은 무려 82.4%가 월결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파일 저장/클라우드는 상대적으로 연간 결제를 선호하는 비율이 높아, 일시적 소비가 아닌 장기적 사용 목적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생성형 AI 서비스는 ‘결제 방식을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10.3%로,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 서비스 모델에 대한 이해와 확신이 낮은 상태임이 드러났다.

구독 지속의 핵심은 ‘콘텐츠’와 ‘혜택’

구독을 유지하는 이유 중 OTT 서비스의 경우, ‘보고 싶은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제공됨’(54.3%)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반면 해지 이유는 ‘가격이 너무 비싸짐’(66.7%)이었다. 콘텐츠가 곧 경쟁력인 시대, 구독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단순한 플랫폼 운영이 아닌 지속적인 콘텐츠 큐레이션과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쇼핑 멤버십도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 유지 이유는 ‘혜택이 지속적으로 제공됨’(54.5%), ‘해지할 필요 없음’(51.5%)으로, ‘실질적 효용’이 핵심 요인이다. 반면 쇼핑 빈도 변화나 혜택 변화에 따라 재가입이 이뤄지는 유연한 소비자 행태도 눈에 띈다.

‘구독 결합’과 ‘세대별 타깃 전략’ 필요

오픈서베이의 이번 리포트는 구독 서비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소비자는 이미 익숙하게 여러 구독 서비스를 결합해 사용하고 있으며, 각자의 라이프스타일과 니즈에 따라 구독 카테고리도 분화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쿠팡, 네이버, 유튜브 프리미엄을 함께 구독하는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브랜드 간 제휴 마케팅 또는 번들 전략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20~30대는 AI·클라우드 등 기술형 구독에 적극적인 반면, 40~50대는 쇼핑과 영상 콘텐츠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여 세대별 타깃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