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2025년 6월, 이란의 미사일이 텔아비브 상공을 가르고 도심 한복판에 떨어졌다. 수백 발에 달하는 보복 공격으로 고층 아파트가 무너졌고, 시민들은 한밤중 계단을 걸어 대피해야 했다. 이스라엘의 언론사 ynet에 따르면 이란의 약 100발 이상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최소 44명 부상, 이 가운데 2명 중상으로 2명이 위중하다고 전해졌다. 파괴된 일상의 고통을 겪고 있는 이스라엘 시민의 이 고통은 단순한 안보 위기 때문만은 아니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의 배경에 주목한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을 공습한 배경이 오히려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한 것 아니었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벤야민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는 여러건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네타냐후와 부인이 억만장자 사업가들에게 고가의 샴페인, 시가, 보석 등 “사치품 수백만 달러 상당”을 받은 혐의, 유력 언론사 편집장과 ‘유리한 기사’를 대가로 언론법 개정을 거래하려 했다는 의혹, 이스라엘 최대 통신사 ‘Walla’에 우호적 보도를 유도하는 대가로 규제 혜택을 제공했다는 혐의 등이 그것이다. 또한 2024년 11월 ICC는 네타냐후 총리와 전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를 전쟁 범죄 및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기소하고 국제적 수색 대상에 올렸다. 안팍으로 그는 궁지에 몰려있다.

따라서 이번 대 이란 공습은 이런 스캔들로 인해 궁지에 몰린 그가 이를 타개 하기 위해서 벌인 일이 아닌가 보는 시각이 있다. 실제로, 네타냐후는 하마스와 전쟁을 이유로 부패 재판 일정 연기를 일관되게 요청했고, 법원은 이를 수용한 바 있다.
정치적 위기 국면에서 외부 위협을 이용해 국민 결집을 꾀하려는 전략은 낯설지 않다. 윤석열 전 대통령 또한 비슷한 길을 걸으려 한 전력이 있다. 2023년과 2024년 사이, 대통령실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윤 전 대통령은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 고조, 한미일 공조를 강조한 군사행보, 계엄령 관련 문건 작성 정황 등으로 극단적인 정치적 해법을 시도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결국 윤석열 전 대통령은 외환을 일으키려는 시도가 국민 다수의 저항과 국회·사법부의 견제로 무산되었고, 탄핵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로 퇴장했다. 그러나 만약 그 시도들이 현실화됐다면, 오늘 이스라엘 시민들이 겪고 있는 것보다 더 심각한 고통과 국론 분열이 대한민국에 닥쳤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전방 ‘비룡부대’를 방문해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발언한 것은 정치적 수사 이상의 깊은 함의를 지닌다. 안보를 정치적 도구로 삼는 어리석음을 경계하고, 외부 위기조차 내치로 돌리는 정치인의 무책임함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메시지다.
전쟁은 지도자가 명분을 만들면 시작할 수 있지만, 그 고통은 언제나 국민이 떠안는다. 텔아비브의 폐허 속에서 울부짖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한국 정치에도 무거운 울림을 준다. 정권 유지와 위기 모면을 위한 무리수는 결국 국민의 삶을 해치는 가장 위험한 정치 행위임을, 이스라엘의 사례는 분명히 증명하고 있다.
“정치는 싸우는 기술이 아니라, 국민을 싸움 없이 지키는 기술이어야 한다.”
지금, 한국 사회가 이 교훈을 기억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