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광고의 새로운 핵심 지표로 부상한 ‘어텐션(Attention)’을 둘러싼 혼란에 기준이 생긴다.
미국 인터랙티브 광고국(IAB)과 미디어 인증기관(MRC)이 5월 9일(현지시간), Attention Measurement Guidelines 초안을 공동 발표하며, 공신력 있는 어텐션 측정 표준의 첫 발을 내디뎠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광고주, 대행사, 플랫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피드백을 받아 오는 7월 12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친 후, 연말 최종안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어텐션은 현재 디지털 광고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새로운 KPI 중 하나다. 기존 '뷰어빌리티(Viewability, 광고의 가시성)' 중심의 평가 방식이 실제 사용자 주목도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 속에서, 광고가 얼마나 보였는가보다 어떻게 소비되었는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어텐션’의 정의와 측정 방식이 벤더마다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어떤 솔루션은 눈동자 추적이나 심박수 같은 생체 데이터를 활용하고, 다른 곳은 마우스 커서 위치, 스크롤 속도 등 맥락 기반 신호를 활용하거나 설문 데이터를 섞는다. 이로 인해 동일한 광고라도 벤더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IAB 측은 “지금은 너무 많은 방식이 혼재되어 있어 결과 비교도 어렵고 신뢰 형성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번 가이드라인은 혼란 속 질서를 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어텐션 측정을 위한 공통 프레임워크를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IAB와 MRC는 생체 정보, 설문조사, 문맥 신호 등 각 개별 측정 항목에 대한 정량적 기준을 정립하는 한편, 벤더 고유의 데이터 조합 및 모델은 허용해 기술적 다양성도 보장할 예정이다.
이는 각 벤더가 보유한 알고리즘 및 독점 기술을 유지하면서도, 광고주 입장에서는 서로 다른 플랫폼의 성과를 정량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둔 조치다.
광고 업계는 이번 발표를 리테일미디어의 혼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예방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리테일미디어는 아직 공통 KPI나 측정 기준이 없어 플랫폼 간 성과 비교가 어려운 대표 사례로 꼽힌다. IAB와 MRC는 어텐션 영역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기준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디지털 마케팅 업계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디지털 광고의 다음 챕터를 여는 시금석”으로 평가하고 있다.
어텐션은 더 이상 부가 지표가 아니라 성과와 연결된 핵심 메트릭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번 IAB-MRC의 표준화 작업은 광고 시장의 신뢰 회복과 측정 정밀도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