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Ad Exchanger의 Walled Gardens Are Winning Because Brand Marketers Want More Easy Buttons 제하의 기사를 한글로 옮긴 내용 입니다.
지난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Possible 컨퍼런스를 기점으로, 프로그램매틱 벤더가 마케터에게 정말로 제공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고민하게 된다. 행사장에서는 금리, 관세, 글로벌 경기 침체 같은 거대한 경제 이슈는 좀처럼 거론되지 않았다. 햇볕 아래에서 브랜드 예산으로 칵테일을 마시는 자리에서 ‘우울한 이야기’를 꺼낼 이는 드물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더욱 선명해지는 사실이 있었다. 브랜드 마케팅과 광고 기술은 서로 다른 우주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CPG 브랜드의 피라미드 조직 구조를 들여다보면, 프로그램매틱 광고를 직접 다루는 인력은 손에 꼽힐 정도다. 한 지역 유통 체인의 미디어 바이어는 “그거 다 AI가 알아서 하는 거 아닌가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디지털 광고에 수천만 달러를 쓰는 대형 브랜드의 마케터들조차, 자신들의 광고 체인에 어떤 DSP나 SSP가 포함되어 있는지, 그 차이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마케터에게 프로그램매틱은 ‘의료저널’ 같은 존재
광고 기술의 세계는 세 글자 약어(TLA)의 향연이다. DSP, SSP, PMP, MMP… 하지만 많은 브랜드 마케터에게는 Performance Max의 ‘승인’ 버튼만 누르고 결과를 보는 것이 전부다. 크롬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나, 결정론적(deterministic)과 모델링 기반 모델 간의 차이는 ‘알 필요 없는’ 영역이다.
이 세계에서 마케터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간편함’이다.
거대한 플랫폼들의 ‘단순함 전략’
‘간편함’이라는 무기는 구글, 메타, 아마존 같은 빅 플랫폼이 가장 잘 다루는 강점이다. 구글은 이번 주 새로운 검색 광고 제품인 ‘AI Max’를 출시하며 “원클릭 기능 세트”라고 소개했다. DV360도 새로운 AI 기반 CTV 입찰 기능을 “원클릭 기능”으로 포지셔닝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즈니스는 우리 플랫폼에 와서 목표만 말하고, 은행 계좌를 연결하면 됩니다. 크리에이티브도, 타기팅도, 측정도 필요 없습니다. 우리는 결과만 보여줍니다.”
AdTech 베테랑 브라이언 오켈리의 일화도 눈길을 끈다. 그의 아내가 팟캐스트 홍보를 요청하자 그는 “유튜브에서 Boost 버튼 하나만 눌렀다”고 한다. 청취자와 댓글이 쏟아졌고, 아내는 “역대 최고 남편”이라 칭했다.
아마존의 ‘토글 스위치’ 전략
Possible 현장에서 만난 한 이커머스 브랜드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오픈 인벤토리를 고려해본 적이 없지만, CTV 캠페인을 위해 DSP를 평가 중이다. 아마존의 강점은 UI의 세련됨이 아니라, 단순함이다.”
아마존은 Prime Video, Fire TV, Twitch 등 로그인을 기반으로 하는 강력한 1st-party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뢰를 얻는다. 이 관계자는 “The Trade Desk가 갑자기 아마존만큼의 오디언스를 갖췄다고 해도, 그건 경고 신호이지 환영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명 생활용품 브랜드의 마케터는 “아마존은 TTD의 오픈 프로그램매틱 비즈니스까지 침투할 수 있는 드문 DSP”라고 평가했다. 이 브랜드는 이미 아마존 리테일 광고에 큰 예산을 쓰고 있으며, 아마존이 제공하는 프리미엄 인벤토리는 다른 DSP가 쉽게 침투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TTD가 강세를 보이는 영역은 여전히 존재한다. 특정 CTV PMP(Private Marketplace)나 Programmatic Guaranteed 거래를 세팅하려는 브랜드는 TTD 같은 독립형 DSP를 선호한다. 그러나 아마존은 이러한 기업 고객들에게 “기존 캠페인의 확장선으로서, 스트리밍 광고도 원클릭으로 실행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TTD는 반대로 아마존 고객에게 “우리 플랫폼에서 아마존 광고를 쉽게 운영할 수 있다”는 식의 메시지를 던지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