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를 되살린 대통령”…이재명, 권위주의 이후의 첫 임기 시작
아사히신문 “양극화 치유·현실 외교…이재명의 ‘중도 정부’ 시험대에 오르다”
이재명 대통령이 6월 4일 취임과 함께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으로서의 임기를 공식 시작했다. 일본 유력 일간지 아사히신문(Asahi Shimbun)은 이날 보도를 통해 “이재명은 한국 민주주의의 가장 격동적인 장을 마무리 짓는 지도자로 취임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소년 노동자 출신으로, 불평등과 부패에 맞서는 진보 정치인으로 성장한 인물이다. 아사히는 “정치적 분열과 계엄 사태로 인한 혼란 속에서 국민이 선택한 인물”이라며 이번 선거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 보수 몰락 이후, 국민이 선택한 진보
이 대통령은 6월 3일 조기 대선에서 49.3%를 득표하며 보수 후보 김문수 전 장관(41.3%)을 큰 격차로 제쳤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언 이후 고조된 보수권에 대한 실망과 정치적 혼란이, 이재명 후보에게 표심을 몰아주었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는 개표가 99% 진행된 새벽, 공식 결과 발표에 앞서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패배를 인정하고 이재명 후보에게 축하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 직후 지지자들 앞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새로운 출발을 함께하자”며 “우리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대한민국의 소중한 시민”이라며 통합을 강조했다.
■ 현실주의 외교…“한미일 공조 유지, 북에겐 신중한 접근”
외교안보 정책에서 이 대통령은 실용주의를 천명했다. 아사히는 “이재명은 과거 반미·친중 성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외교 기조의 중심을 한미동맹으로 설정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을 강화하되, 대북정책에서는 성급한 접근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언급하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되 과도한 기대는 경계했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는 다른 온도차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카네기재단의 안킷 판다 연구원은 “국가안보와 동맹 문제에서 이재명이 중도 노선을 선택할지 주목된다”며 “미국과의 북핵 대응 공조가 재개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트럼프 관세, 협상보다는 인내
아사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한국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상이 이재명 정부의 첫 외교 시험대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성급한 협상은 실책”이라며 인내와 전략적 접근을 강조해 왔다.
한국은행은 지난주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정치 혼란과 미국의 관세정책이 미치는 영향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통상 당국은 비상회의를 열고 대응 전략을 논의 중이다.
■ 양극화 치유는 가능할까…정치보복 우려도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분열을 치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 의사를 밝히며 정치 보복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전 CIA 한국 분석관 수 킴은 “이재명 정부가 진정으로 한국 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을지, 아니면 보복의 정치에 머무를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 있다”며 “장기적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협치가 가능할지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 결론: 민주주의는 되살렸지만, 국정은 시작일 뿐
아사히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적인 목소리로 성장한 개혁가”이자 “양극화 치유와 외교안보 균형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짊어진 현실 정치가”로 묘사했다. 취임과 동시에 혼란의 터널을 통과한 대한민국은 이제, 진정한 통합과 실용의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